작년 KT서 이적 뒤 자리 못 잡아… 보상 필요 없어 다른 팀 군침
프로농구 LG 조성민(35·사진)은 2006년 KTF(현 KT)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지난 시즌까지 10시즌을 뛰었다. 강산이 한 번 변할 동안 국내 간판 슈터로 이름을 날린 그가 농구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잔류와 이적의 갈림길에 섰다.
처가가 있는 경북 포항에 머물고 있던 그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 있는 LG 사무실에서 구단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LG 구단 측은 재계약 의지를 강조했다. LG 농구단 손종오 사무국장은 “면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구단과 선수의 (계약 조건을 둘러싼) 갭이 크지 않다면 조성민이 계속 팀에 남아 구심점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구단에서 나를 잡겠다고 했는데 고맙게 생각한다. 팀에서 나를 진정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성민 측근들은 이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대학 선배는 “LG에서 자리를 못 잡는 느낌이다. 역대 LG에서 뛰던 톱스타들이 갑자기 은퇴를 하거나 다른 팀으로 떠나게 되는 등 말년이 좋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서로 내세우는 조건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성민처럼 만 35세 이상 선수는 FA 계약으로 영입하더라도 원소속 구단에 선수나 현금으로 보상하지 않아도 되는 규정이 있다. 조성민의 지난 시즌 보수(연봉과 인센티브 합계)는 4억5000만 원이다. 여전히 해결사로서 충분한 능력을 지닌 조성민을 받아들이더라도 다른 출혈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구단의 러브콜이 쏟아질 수 있다.
7시즌 연속 경기당 평균 10점 이상을 넣었던 조성민은 지난 시즌 평균 8점을 기록했다.
한 구단 감독은 “본인이 무리한 조건을 내걸지 않는다면 어떤 팀에서도 환영할 만한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