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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 평양 담판 폼페이오 “정말 긴 하루였다”

입력 | 2018-05-11 03:00:00

[속도 내는 北-美회담]귀국 전용기에서 “성공 확신했다”
CNN “승리에 도취된 표정”




“긴 하루였습니다. 정말 긴 하루였어요. 하지만 내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9일 오후 10시 30분 기름을 채우기 위해 일본 요코타(橫田) 공군기지에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체류한 시간은 13시간. CNN은 당시 폼페이오의 얼굴은 ‘승리에 도취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시간으로 7일 밤 10여 명의 수행원과 함께 워싱턴을 떠났다. 그가 이번 방북길에서 달성해야 할 미션은 두 가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했고 억류된 미국인 세 명을 데려와야 했다.

9일 오전 8시경 폼페이오 장관 일행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들을 맞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검은색 메르세데스 리무진에, 그의 일행은 버스와 밴에 올라타 고려호텔까지 약 23km를 달렸다. 호텔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한 시간가량 김 부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얼마 전까지 정찰총국장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치열한 북-미 스파이 전쟁을 지휘했던 이들은 면담 후 39층 회전식당으로 이동해 생선조림과 오리 요리, 레드와인을 앞에 두고 담소를 나누었다. 폼페이오는 김영철을 “위대한 파트너”라고 치켜세웠고, 김영철은 “한반도 평화 구축에 미국이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후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시내 모처로 데려갔다. 이곳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90분 동안 면담했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협상 의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면담을 모두 마치고 오후 6시경 호텔에 돌아왔을 때 북한 실무자들이 폼페이오 장관을 찾아와 억류자 3명이 사면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석방된 이들이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폼페이오 장관이 탑승한 비행기는 활주로를 떠났다. 그때가 오후 8시 42분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며칠 내로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시간을 발표할 것 같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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