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시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모 최순실 씨와 공모해 삼성그룹에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장시호 씨가 항소심에서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장시호 씨는 11일 서울고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죄가 너무 커서 감히 용서해달라는 것이 양심 없는 일이란 것을 잘 알지만, 죄인이기 전에 한 아이의 엄마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장 씨는 “저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죄인”이라며 “아이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평생 가슴에 잘못을 깊이 새기면서 잊지 않으며 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장 씨는 최순실 씨와 공모해 삼성그룹,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8억2800만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한 국가보조금 7억1000만 원을 부정 수령하고, 영재센터 자금 3억 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았다.
장 씨는 2016년 11월 구속 이후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검찰과 특검에 적극적으로 진술하면서 ‘특급 도우미’, ‘특검 복덩이’로 불렸다. 특히 장 씨는 최 씨의 국정농단 증거가 담긴 태블릿PC를 제출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차명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1심에서 일종의 영미식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범죄 수사 협조자에게 형벌을 감경·감면해주는 제도) 성격으로 장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가벼운 형량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장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 구속했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장 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6월 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