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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차단 조치 뒤에도 일부 北 사이트 접속 가능…원인은?

입력 | 2018-05-11 22:33:00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11일 국내에서 접속이 가능해진 일부 북한 웹사이트를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동아일보는 이날 ‘북한이 해외에 개설한 사이트 30개 이상 가운데 9일 저녁부터 28개가 접속이 가능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방통위는 일부 북한 사이트에 국내에서 접속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방통위는 국내 접속 차단 조치를 해제하지 않았는데도 북한 사이트에 접속 가능했던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에 나섰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자료를 내고 “접속 차단 대상인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 ‘룡남산’이 11일 오전까지 통신사업자(ISP) KT 망(네트워크)에서 접속 가능한 것을 확인하고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접속되던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류경’ ‘내나라’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은 11일 오전 10시 현재 차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현재 차단 중인 북한 사이트에 대한 차단 해제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이날까지도 국내 ISP의 북한 사이트 차단 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다. 접속 차단 대상인 일부 북한 사이트는 해외로 인터넷주소(IP주소)를 우회하지 않고서도 접속이 가능했다. SK브로드밴드 와이파이 신호가 잡힌 스마트폰으로 서울 종로구에서 노동신문 사이트에 서너 번 연속으로 시도하면 한 번꼴로 접속할 수 있었다.

방통위와 경찰은 사이트 접속 차단 망에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사업자 운영 실태를 점검해 사이트가 차단되지 않은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해외에 개설한 사이트 전부가 차단 대상은 아니다. 경찰청과 국가정보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 사이트에 대해 방통위에 차단을 의뢰한다. 방통위는 방심위 심의를 거쳐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ISP에 접속 차단 조치를 요청한다. 북한 항공사 ‘고려항공’이나 북한 소개 사이트 ‘서광’은 차단 대상이 아니어서 국내에서도 접속할 수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