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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반성 안해” 서경덕, 스티븐연 욱일기 논란 일침…무슨 일?

입력 | 2018-05-13 13:19:00

(왼쪽부터) 스티븐 연, 서경덕 교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배우 스티븐 연의 욱일기 논란에 일침을 날렸다.

서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요일 아침부터 많은 기자분들께서 연락을 주셨다. 영화배우 스티븐 연의 욱일기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메이햄'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그러나 조 린치 감독이 어린 시절 욱일기로 만든 옷을 입고 있던 사진이기 때문에 현재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하지만 한국어 사과와 영어로 된 사과가 확연히 다른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라며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했는데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저로서는 이번 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자신도 정말 실수였다고, 이번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다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도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에 대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욱일기가 나치기와 같다는 것을 전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티븐 연은 지난 11일 자신이 주연한 영화 '메이햄'의 감독 조 린치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욱일기 디자인 셔츠를 입은 소년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 논란을 샀다.

비난이 거세지자 스티븐 연은 영어와 한국어 사과문을 올렸다. 한국어 사과문에는 "최근 제 동료의 어린 시절 사진과 관련, 사진 속 상징적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실수를 만들었습니다"라며 "저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으신 분들에게 사과 드립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영어 사과문에서는 "손가락으로 페이지 넘기기 한번,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을 스크롤한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속의 세상은 취약하다. 불완전한 플랫폼을 이용해 우리를 표현한다는 점이 슬프다"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영문 사과문에서 사과가 아닌 억울함이 느껴진다며 그를 비난했다. 현재 스티븐 연은 모든 사과문을 삭제했다.

한편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주위에 욱광(旭光)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덧붙여 형상화한 일본의 군기(軍旗)다. 일제의 전범(전쟁의 범인)들이 만들고 사용해 '전범기'라고도 불린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