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일(현지 시간)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비핵화만 완수한다면 체제 보장은 물론이고 경제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방북했던 국무부 관계자도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0년까지 가능하다며 “북한의 의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까진 대북제재 해제 같은 보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온 미국이다. 그런 미국이 이제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면서 비핵화에 상응하는 대가 차원의 보상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물론 북한이 비핵화를 완수하면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같은 체제 보장뿐 아니라 각종 대북제재 해제와 국제사회 편입 조치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여기에 미국은 대북 직접투자 같은 경제적 보상까지 가능하다는 뜻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은 북핵 폐기가 2020년까지 신속하게, 그리고 확실한 검증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20년 말엔 미국 대선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달려 있고, 이미 경제 발전을 천명한 김정은으로선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끝나는 시점이다. 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데드라인인 셈이다. 미국이 김정은의 ‘단계적·동시적 조치’ 요구에 신속한 이행을 촉구하고 유인책까지 거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은 수십 년 적대관계에 있던 중국 베트남 쿠바 같은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사회로 이끈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이들 적성국가와의 관계 개선은 비교적 긴 시간이 걸렸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는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높은 수준의 관계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북한도 더없이 바라는 바일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핵·미사일의 조기 반출로 완전한 비핵화를 신속히 완수해야 한다. 그러면 북한도 2020년엔 정상국가로서 당당히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 번영하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