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꿈꾸는 혁신성장]<17> 건강관리 앱 ‘눔’
김영인 눔 한국전략이사(윗줄 오른쪽)와 직원들이 서울 마포구 백범로 서울창업허브의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눔은 전 세계 4800만 이용자들의 식단과 운동 코스를 짜주는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이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창업 12년 만에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룬 이 앱의 이름은 ‘눔(NOOM)’으로, 한국의 대학 중퇴생이 미국에서 만들었다. 영어로 달(Moon)을 거꾸로 읽은 것으로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앞길에 달빛이 되겠다는 의미로 창업주 정세주 대표(38)가 지었다. 미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정 대표를 대신해 김영인 한국전략이사(32)를 만나 눔의 성공 비결을 들었다.
눔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간단하다. 눔을 내려받은 이용자에게 눔에 소속된 영양사, 운동 처방사 등이 맞춤형 다이어트 방법을 알려준다.
김 이사는 “스스로 식사와 운동량을 기록하게끔 했더니 참여도가 떨어져 2015년부터 코치가 직접 이용자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오프라인으로 코치를 만나지 않고 앱만으로 전문적인 식단 및 운동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눔에서 일하는 직원은 미국 본사에 60명, 한국 오피스에 17명 등이다. 본사 외에 미국에 260명, 한국에는 40명의 ‘코치’가 재택근무 형식으로 일하고 있다. 영양사, 운동 처방사, 심리학 전공자 등 코치의 전공은 다양하다. 이용자는 식단과 운동 중 어느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코치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눔의 이용료는 월 3만 원 수준으로 앱 이용료 치곤 비싼 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컨설팅과 비교하면 싼 편이라 이용자가 늘었고, 현재 연매출은 150억 원 수준이다. 눔은 지난해 미국 CDC가 추진하는 당뇨 예방 사업을 따내는 등 기업 간 거래(B2B) 매출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미국은 비만 인구 비중이 높지만 땅이 넓어 오프라인으로 당뇨 예방 활동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를 앱 기반으로 활동하는 눔이 해결해줄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이사는 “미국에서 당뇨병 전 단계인 예비 당뇨환자 2200만 명이 눔으로 체중을 관리하게 됐다”며 “미국 정부가 눔을 이용하는 예비 당뇨환자 1인당 최대 15개월간 630달러를 눔에 관리비로 주기로 해 이를 발판 삼아 연말까지 올해 매출액을 300억 원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한국에서 창업을 꿈꾸는 이들도 한국시장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하는 아이템을 발굴해 선보이면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더 선전해 한국에서 제2, 제3의 눔이 나오는 기반을 닦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