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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조작’ 다음-네이트 압수수색

입력 | 2018-05-15 03:00:00

경찰, 포털 3社로 수사 확대
드루킹, 500만원 건넨 사실 시인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구속 기소) 일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네이버뿐 아니라 다음, 네이트 등 국내 3대 포털에서 댓글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매크로 프로그램 등의 이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음과 네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 씨 측근 A 씨(온라인 닉네임 ‘초뽀’)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서 발견된 기사 인터넷접속주소(URL) 9만1000여 건에 다음과 네이트 기사가 상당수 포함됐다. 대선 이전인 2016년 10월부터 올 3월 사이 보도된 기사다.

본보가 입수한 매뉴얼에는 올 1월 20일 김 씨 일당이 댓글 작업을 실시했다는 기사 기록 16건이 있다. 그중 9건이 다음을 통해 보도된 기사였다. 매뉴얼은 김 씨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과 공유했던 자료다. 네이버와 다음 등 기사의 유통 경로는 달라도 대부분 주제는 비슷했다. 매뉴얼에 언급된 기사는 주로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양정철 전 비서관과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관련 내용이었다.

일부 기사에서 댓글 추천 수가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진 정황도 발견됐다. 양 전 비서관의 저서를 소개한 기사에는 1∼5번째 순서로 달린 댓글이 모두 10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에 들었다. 일부 기사의 베스트 댓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올해 1월 17일과 18일 기사 670여 건의 댓글 2만여 개를 조작한 혐의를 추가로 시인했다. 하지만 대선 전후 경공모 회원들에게 보고받은 기사 9만1000여 건의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씨는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전 보좌관 한모 씨(49)를 만나 향후 민원 청탁을 위해 500만 원을 전달한 사실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공모 회원 160여 명이 2016년 11월 김 의원에게 5만∼10만 원씩 후원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후원자 명단에 나온 200여 명 중 약 80%가 개인계좌를 이용해 김 후보 후원회 계좌로 송금했다”고 밝혔다.

조동주 djc@donga.com·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