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 년간 ‘열린 공채’도 화두였다. 정권마다 이름은 달리 했지만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강조한 데다 은행의 생존 전략이기도 했다. 학력 전공 영어점수 같은 획일적인 기준으로는 금융환경의 변화에 부응할 인재를 뽑기 어려웠다. 자연히 은행 공채에서 법대, 상경대 출신의 공고한 벽도 무너졌다. 지난해 공채에서 신한은행은 200명 중 30%, 우리은행은 150명 중 20%를 이공계 출신으로 채웠다.
▷우리은행이 올 상반기 공채부터 필기시험을 부활시켰다. 실무·임원면접만으로 행원을 뽑겠다고 선언한 지 11년 만이다. 지난달 28일 5시간 동안 치러진 필기시험에서는 ‘경제 트릴레마(3중 딜레마)’ ‘외환보유 종류’ 등 전문지식을 묻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앞으로 은행 공채에서 이처럼 경제, 금융지식과 상식을 묻는 객관식 위주의 필기시험이 부활한다. 채용 비리로 몸살을 앓은 은행권의 고육책이다. 기존에는 KB국민, KEB하나, NH농협은행 등 일부만 필기시험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