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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동원 자폭테러 이틀새 3차례

입력 | 2018-05-15 03:00:00

印尼서 오토바이 몰고 경찰청 돌진… 전날엔 교회 3곳-아파트 공격
최소 20명 사망… 2002년이후 최악




13일 오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성당과 교회 3곳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일으킨 가족의 생전 모습. 시드니모닝헤럴드 캡처

인도네시아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으로 보이는 서로 다른 세 일가족의 ‘자폭 테러’가 하루 사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들은 어린 자녀들을 자폭 테러에 동원해 충격을 주고 있다.

AP통신은 14일 IS를 추종하는 한 가족이 오토바이를 몰고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경찰청을 향해 돌진하며 폭탄을 터뜨려 이 가족 4명이 사망하고 시민 6명과 경찰관 4명 등 최소 1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숨진 4명은 오토바이 2대에 2명씩 나눠 타고 경찰청 보안 검색대를 향해 달리다가 폭탄을 터뜨렸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4명은 부모와 두 아들이었다. 티토 카르나비안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다섯 명의 가족 중 8세 딸도 숨진 범인 2명과 한 오토바이에 타고 있었는데 딸은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전날인 13일에도 수라바야의 교회 3곳에서 일가족 6명이 연쇄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테러범 가족 6명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테러범 가족에 9세와 12세 아동이 포함됐다. 테러범 가족의 숨진 아버지 디타 우프리아르토(46)는 IS 연계 조직 ‘제마 안샤룻 다울라(JAD)’의 수라바야 지역 담당자였다. 가족이 살던 동네 이웃들은 호주 ABC방송에 “이 가족들은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에도 수라바야 근처 시도아르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자폭 테러로 엄마와 17세 딸이 사망했다. 우프리아르토의 친구이자 IS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아빠는 따로 폭탄을 들고 있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이번에 연달아 일어난 테러는 2002년 한밤중에 발리섬에서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 이후 최악의 사고로 꼽힌다. 당시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인도네시아 지부 ‘제마 이슬라미야’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국과 호주의 지원으로 반(反)테러 작전에 나서며 어느 정도 소탕됐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전부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내몰린 IS 세력이 대거 인도네시아로 유입돼 득세하게 됐다. AP통신은 “시리아로 떠난 인도네시아인 1100명 중 일부가 시리아 내전에서 IS와 함께 싸우다가 본국으로 복귀하면서 IS 전투 조직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IS의 부상을 발리섬 테러를 자행한 2000년대 초반 알카에다 세력에 이은 ‘제2의 테러 흐름’이라고 규정했다. 글로벌 위기관리 컨설팅그룹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휴고 브레넌 선임분석가는 CNN에 “이번 테러 유형은 아이들을 동원할 정도로 악랄한 만큼 해결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분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