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비핵화 협상]北-美 ‘완전한 비핵화’ 이행 신경전
北, 풍계리 핵실험장 일부 시설 철거… 폐기 준비 들어간 듯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14일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난달 20일(왼쪽 사진)과 이달 7일 위성사진(오른쪽 사진). 남북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달 20일 사진에 보이는 연구시설과 작업장 등을 최근 사진에선 찾아볼 수 없다. 북한이 23∼25일 폐기하겠다고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8노스 제공
○ 풍계리 폐기 검증 이견 보인 北-美
그러나 북한은 핵시설 폐쇄를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이달 초부터 이미 핵실험장 폐기 절차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38노스는 7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쪽과 서쪽, 남쪽 입구의 일부 건물에 대한 철거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포착됐다”며 “광산 수레용 궤도가 제거됐고, 수레들도 해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핵실험장의 통제센터와 행정지원구역 등 아직 남아 있는 주요 건물은 23∼25일 북한이 초청한 기자들이 참관하는 가운데 폭파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보낸 e메일 논평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계획을 환영하지만 국제적 전문가들이 사찰하고 완전한 확인 절차를 거친 폐쇄는 북한 비핵화의 주요 절차다”라고 강조했다.
○ 北 “미국의 승전국 같은 태도 수용 어려워”
이에 따라 핵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 조치를 놓고 북-미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다음 달 12일 정상회담 직전까지 다시 한번 긴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북핵 롤러코스터 정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에서 나오는 북한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대화를 앞두고 상호 존중과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쓰는 대신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는 분명 꼬물만 한 도덕성도 없는 깡패 국가”라고 비난했다. 며칠 전 김정은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난 뒤 노동신문이 “만족할 만한 합의를 했다”고 보도한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