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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중 교통사고 사상자 62%가 ‘스몸비족’

입력 | 2018-05-18 03:00:00

[생명운전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사상자 절반이상이 10, 20대
횡단보도서 휴대전화 사용 말아야




보도 위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막무가내 차량’이다. 그런데 최근 보도 위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원인은 바로 ‘스몸비족’이다. 스몸비족은 스마트폰만 내려다보며 주위를 살피지 않고 걷는 보행자를 말한다.

17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부터 3년간 보행 중 ‘주의 분산’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6340건에 달했다. 사상자는 6470명이었다. 각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피해 규모다. 그중 179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61.7%인 1105명이 보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사고를 당했다. 12명은 목숨을 잃었다. 휴대전화를 이용하며 걸으면 전방 시야각이 좁아져 갑자기 보도로 진입한 차량 등을 제때 피하기 어렵다.

휴대전화 사용량이 많은 젊은층의 피해가 컸다. 10대와 20대가 사상자의 53.8%를 차지했다. 또 휴대전화 사용 중 사고의 71%가 등교와 출근 시간인 오전 8시와 9시 사이에 집중됐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보행과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때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신문 기사를 읽거나 동영상을 보는 경우도 많다. 휴대전화 화면을 주시하거나 조작하며 걷던 중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도 7명이었다.

특히 횡단보도에서는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의 위험성이 높아졌다. 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서울시내 횡단보도 4곳에서 횡단보도 보행자 9850명을 관찰한 결과 1996명(20.3%)이 주의분산 행동을 보였다. 그중 휴대전화 사용자는 1823명(91.3%)에 달했다. 전화 통화를 비롯해 음악을 듣거나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걷는 것이다.

횡단보도를 걸으며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다른 보행자와 동선이 겹치면서 부딪히거나 심지어 차량과 충돌할 가능성도 높다. 멀쩡히 걸어가다 보행자끼리 충돌할 가능성은 17.1%, 보행자와 차량이 충돌할 가능성은 20%였다. 횡단보도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걷는 보행자 5명 중 1명은 차량과 부딪힐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건 횡단보도를 건너기 직전이다. 횡단보도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1823명 중 횡단 전에 차량이 정지선 앞에 완전히 멈췄는지 좌우를 확인한 인원은 277명(15.2%)에 불과했다. 나머지 84.8%는 주변 보행자의 움직임만 의식하면서 곧바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박가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보행 중에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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