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방송 캡처
'댓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구속 기소)가 검찰에 "폭탄 선물을 줄 테니 요구 조건을 들어 달라"며 수사 축소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와 수사 검사와의 면담 과정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드루킹 변호를 담당하고 있는 오모 변호사가 지난 11일 "드루킹 김 씨가 검사에게 선물을 드릴 게 있다고 면담하고 싶다고 하니 검찰에서 불러서 면담해줬으면 한다"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드루킹이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검사님께 폭탄 선물을 드릴테니 자신의 요구 조건을 들어달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검사가 일단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니 드루킹은 "매크로 등 이용사실을 사전에 김경수 후보에게 이야기해줬다"면서 "현재 경찰에서 진행 중인 자신과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댓글조작 범행에 대해 수사확대와 추가기소를 하지 말고, 현 상태에서 재판을 빨리 종결시켜 바로 석방될 수 있게 해주면 김 후보의 범행가담 사실을 검찰 조사로 증언해 검찰이 수사 실적을 올리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임 검사는 드루킹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답했고, 드루킹은 "검찰이 자신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17일로 예정된 조사에서 폭탄 진술을 다 하겠으며 변호인을 통해 언론에 다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임 검사는 "댓글수사 축소 요구를 들어줄 수 없으니 경찰에 가서 사실대로 진술을 하고, 알아서 하라"고 말한 후 드루킹을 돌려보냈다.
아울러 윤 차장검사는 "드루킹이 자신의 범죄 수사를 축소하고 중단해달라고 해놓고 검찰이 수사를 축소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는 건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라며 "허위 주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