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구글러들과 도시락 토크
한동안 ‘구글 인터뷰 문제’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서 떠돌던 내용이다. 수재들도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수수께끼 같은 질문, 이른바 브레인 티저(Brain-teaser) 형식의 면접 질문들이다. 정말 구글 인터뷰에선 이런 문제가 나올까? 18일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구글 입사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기 위해 ‘도시락토크 4.0 구글코리아 편’을 열었다.
참가 대상은 정보기술(IT) 전공생 3, 4학년. 총 18명 모집에 지원자가 100명이 넘었다. 구글 입사가 꿈인 신우현 씨(25·안동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는 “지방에 있다 보니 구글코리아를 방문할 기회가 없었다”며 “도시락토크에 참여하려고 오전 5시에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에 도착한 참가자 18명은 형형색색의 ‘Google’ 로고가 붙은 벽면 앞에서 설레는 표정으로 연신 셀카를 찍었다.
18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도시락토크 4.0’ 현장. 김현유 구글 아시아태평양 전무가 정보기술(IT) 전공생 18명과 구글러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구글코리아 오피스를 견학하고, 실무자들을 만나 구글 입사 정보를 얻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엔지니어를 꿈꾸는 학생들이다 보니 구글 개발자들의 삶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검색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박해우 씨가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박 씨는 “구글의 특이한 문화는 ‘Share everything(모든 것을 공유한다)’”이라고 말했다. 한국 문화에선 남보다 많이 아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구글에선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 인사인 김현유 구글 아시아태평양 전무와 대화하는 시간도 있었다.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10여 년간 구글에서 근무한 김 전무는 글로벌 IT 회사 입사를 꿈꾸는 많은 청년들의 롤모델이다. 대화 도중 한 학생은 “MBA 출신은 구글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김 전무는 “학위에 따라 달라지는 건 없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 사회에선 누구를 만나든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유학 경험이 그런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또 그는 논리력을 키우기 위해 SNS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글을 올려 타인과 소통해 보라고 조언했다.
인턴 혹은 신입 엔지니어를 선발할 때는 면접 단계에서 주어진 알고리즘을 풀어내는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친다. 항간에 떠돌던 브레인 티저형 문제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인사팀 관계자는 “한때 그런 문제가 나왔다고 하지만 최근 경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구글코리아의 매력적인 업무공간을 둘러보고 입사의 ‘꿀팁’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 이영전 씨(25·가천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는 “꿈꾸던 구글을 둘러보고 실무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는 소중한 조언들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