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수술성적 첫 공개
○ 분당서울대병원이 공개한 지표 살펴보니
질환별 수술 뒤 입원 기간도 크게 줄고 있다. 폐암 수술 뒤 평균 입원 기간이 2003년 10일에서 2016년 5.6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췌장암의 경우 수술 뒤 평균 입원 기간은 2004년 29.4일이었지만 지난해 9.38일로 3분의 2나 줄었다. 복강경과 로봇수술 등 수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데다 수술 뒤 관리가 효율화되면서 환자의 입원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는 것이다. 입원 기간이 줄면 환자는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고, 입원비 등 재정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부분이 많지만 여전히 부족한 면도 상당히 있다”며 “우리 병원의 의료 질 지표 공개가 잘하는 부분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부족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병원 내 ‘치부’도 공개
21일 공개하는 지표엔 유방암 간암 전립샘암 췌장암 담도암 신장암 방광암 두경부암 등의 수술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빠져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것이어서 질환별로 데이터 정리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올해 시스템을 보완해 내년에는 모든 질환의 데이터를 일관성 있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은 질환의 합병증과 사망률, 낙상사고, 감염 위험 등을 더 줄이기 위해 매달 지표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환자 퇴원 뒤 추적관찰을 더 세밀하게 하고, 여러 과가 함께 진료하는 다학제 간 치료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 다른 병원도 정보 공개에 동참할까
분당서울대병원의 수술 성적 공개는 다른 대형 병원에 ‘신선한 충격’이다. 정기석 한림대 의료원장은 “이런 시도는 쉽지 않지만 앞으로 병원의 자발적인 정보 공개가 꼭 필요하다”며 “분당서울대병원의 용기 있는 시도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 병원도 질환별로 정리가 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