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파문]수사당국, 진술 확보
20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둘리’(온라인 닉네임) 우모 씨(32·구속 기소)는 “김 전 의원이 2016년 10월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했을 때, 내가 김 전 의원 앞에서 킹크랩 프레젠테이션(발표)을 해 보였다”고 진술했다.
‘둘리’가 대화방 삭제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드루킹’ 김동원 씨의 공지. 자유한국당 제공
또 김 씨의 측근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의 보좌관 한모 씨(49)도 2017년 2월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해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 한 씨가 ‘여기 오면 재미있는 게 있다면서요’라고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씨는 출판사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댓글 조작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을 직접 본 적은 없다. 우 씨가 누구인지는 물론 댓글 조작도 언론 보도로 처음 알았다”고 반박했다.
우 씨는 킹크랩을 설계하고 운영한 인물이다. 김 씨는 평소 킹크랩 운용 등 기술적인 측면을 우 씨에게 주로 의존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 우 씨에 대해 “김 씨의 지시를 받아 경공모 회원들이 김 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채팅방을 지우고 프로그램을 초기화하는 데 실무적 지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공모 측에 따르면 킹크랩은 경공모가 당초 2017년 12월 대선을 목표로 기획,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김 씨의 한 측근은 “대선 일정이 지난해 5월로 앞당겨지는 바람에 킹크랩 프로그램을 쓰지 않고 회원들이 손으로 댓글 작업을 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김 전 의원에게 2016년 10월 시연한 킹크랩은 완성 전 모델(프로토 타입)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성택 neone@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