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北海道) 출신 구리키 씨는 162cm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2004년 북미 알래스카 매킨리(6194m)를 시작으로 남극 빈슨매시프(4892m) 등 6대륙 최고봉을 무산소 단독 등정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인 에베레스트(8848m)에서는 매번 고배를 들이켰다. 2012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4번째 도전했을 때는 심한 동상을 입어 오른손 엄지를 제외한 9개 손가락을 모두 잘라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다. 이번이 에베레스트 8번째 도전이었다.
구리키 씨는 스스로 “산악인이 되기 전에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였다”고 밝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무작정 도쿄(東京)에 왔다가 적응하지 못 하고 홋카이도로 돌아가 입학한 대학 산악부에서 등산의 매력에 빠졌다.
일본에서 ‘등산하는 니트족(교육을 받지 않고 취업 의지도 없는 청년무직자)’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나의 꿈은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정 현장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것이다. 그저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모험을 공유해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귀중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