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자리에 있었다” 檢서 진술 ‘檢조사때 김경수 관련 진술 삭제’… 드루킹측 “검사 지시” 추가의혹 제기 檢 “조서 상당부분 김경수 관련” 반박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 기소)의 최측근 박모 씨(30·닉네임 ‘서유기’)가 2016년 10월 김 씨의 출판사에서 열린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 시연장에서 김경수 전 의원을 봤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자신도 시연장에 있었는데, 당시에는 김 전 의원이 누군지 몰랐다가 최근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 ‘그때 그 사람이 김 전 의원이었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 씨의 핵심 측근인 우모 씨(32·구속 기소·닉네임 ‘둘리’)가 김 전 의원 앞에서 직접 시연했다는 그 자리에 박 씨도 있었다고 검찰에서 인정한 것이다. 반면 김 전 의원은 댓글 조작 프로그램 존재를 지난달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21일 김 씨 측근에 따르면 검찰이 박 씨를 불러 조사한 9일 밤 A 검사가 박 씨에게 김 전 의원 관련 질문을 하자 같은 방에서 듣고 있던 B 검사가 A 검사에게 ‘김 전 의원 관련 진술 부분은 빼라. 얘(박 씨)한테는 이거 받지 마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조사가 끝난 후에 B 검사는 박 씨에게 “갖고 있는 김 전 의원 관련 자료가 있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옥중편지에서 김 전 의원 축소 수사 의혹이 제기된 직후 검찰이 18일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박한 것에 대해 추가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박 씨를 조사해 피의자 신문조서를 9번 받았고, 조서의 상당 부분이 김 전 의원과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서에 기재된 내용이 재판에서 대부분 공개되는 만큼 검찰이 김 전 의원과 관련된 진술을 삭제하는 등 수사를 축소한 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허동준 hungry@donga.com·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