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道경영에 앞장서며 큰일”… 정·재계 인사들 조문 줄이어
22일 오전 발인… 장지는 비공개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이튿날인 21일에도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재계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조문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LG 계열사 부회장 5명과 사장단 등 임원진 총 40명과 정·재계 인사들이 잇달아 빈소를 찾았다. 발인은 22일 오전 8시 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발인 뒤 화장하고, 장지는 비공개로 했다.
20일부터 빈소를 지킨 하현회 ㈜LG 부회장 외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5명의 LG 계열사 회장단과 사장단 총 40명이 이날 오후 2시 40분경 함께 빈소를 찾았다.
임원들은 한 사람 한 사람 살뜰히 챙겼던 구 회장을 추모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LG 계열사의 한 사장은 “임원진이 함께 식사하면 20명 정도까지 모이는데 구 회장님은 마지막 사람 앞에 음식이 놓일 때까지 절대 수저를 먼저 드는 법이 없었다. 먼저 드시라 해도 기다렸다가 다 같이 수저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몇몇 사장단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빈소를 나서기도 했다. 차 부회장은 “회장님이 아끼지 않은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황망하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지 약 5시간 만인 오후 7시 20분쯤 빈소를 나온 한 부회장은 “회장님 얘기만 했다. 앞으로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구 회장은 정도경영에 앞장서며 큰일을 하고 가셨다. LG의 여러 중진이 구광모 상무를 잘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하던 비행기 안에서 구 회장을 본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실내등이 고장 나서 서류를 보지 못했는데 구 회장이 ‘나는 등이 필요 없다. 보좌진들은 일하려면 등이 필요하지 않으냐’며 먼저 자리를 바꿔 주셨다.”
빈소에는 구 회장을 잘 모르는 일반인의 추모 방문도 많았다. 다만 유족 뜻을 존중해 대부분은 조문하지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온라인에도 추모 글이 이어졌다. 특히 LG 직원이라고 밝힌 이들은 “가시는 날까지 LG인임을 부끄럽지 않게 하셨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사무실 방문 시 업무 중인 직원들이 불편해할까 봐 앉으라며 소탈하게 손짓하시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고인을 기렸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