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미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
‘큰일’이라는 단어 역시 ‘큰일’과 ‘큰 일’로 구별해 적을 수 있다. 맞춤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우리가 띄어 쓰는 ‘큰 일’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러니 ‘큰일’이 맞고 ‘큰 일’이 틀렸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주 본 표기인 ‘큰일’의 띄어쓰기부터 보자.
정말 큰일이다.
결혼식같이 큰일은 모두의 협조가 필요하다.
결혼식같이 큰일은 모두의 협조가 필요하다.
‘큰일’이라는 단어는 ‘작은 일’의 반대말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큰+일’로 합쳐져 오래 쓰이다 보니 아예 한 단어가 되어 쓰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졌다. 그래서 ‘큰일’은 붙여 쓰는 것이 올바른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사전에 실린 아래 예문을 보자.
큰일이면 작은 일로 두 번 치러라.
‘한 번’에서 본 질서대로라면 이 문장은 아래처럼 수정되어야 한다.
큰 일이면 작은 일로 두 번 치러라.
여기서 ‘큰’과 ‘작은’은 대응 관계에 있다. ‘작은 일’에서 각 단어가 의미를 가졌다면 ‘큰 일’도 논리상 같은 맥락이어야 한다. 둘의 띄어쓰기가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서조차 ‘작은 일’과 반대되는 ‘큰 일’도 하나의 단어라고 판단한다는 것이 위의 예문에 반영된 것이다. 그러니 ‘큰일’이 맞는 표기이고 ‘큰 일’은 잘못된 표기라 단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큰 일’과 같은 띄어쓰기는 없다고 단정 짓는 것은 곤란하다. ‘큰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아래 문장을 보자.
이렇게 성과가 큰 일을 해내다니, 정말 대단하네.
그래서 사전을 뒤져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큰일’은 무조건 붙여 쓴다고 간단히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우리는 사전 안의 단어들을 뽑아서 얼마든지 새로운 문장을 만들 수 있으니까. 우리말을 사용하는 우리의 능력은 언제나 사전보다도 컴퓨터보다도 앞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남미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