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10명에 ‘대한민국 스승상’
23일 ‘제7회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에서 대상(홍조근정훈장)을 받는 경북 칠곡군 왜관초 전영숙 교사가 제자들과 수업하는 모습. 전영숙 교사 제공
전영숙 경북 칠곡군 왜관초 교사(58)는 5년 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상욱(가명·12) 군과의 첫 만남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상욱이는 한글 이름 석 자를 쓰지 못했다. 대화를 나눠봤지만 한국어 발음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베트남 여성인 상욱이 어머니는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꾸렸다. 늦은 밤 겨우 집에 돌아온 어머니가 상욱이에게 한글을 가르칠 수 없었다.
전 교사는 상욱이의 손을 이끌고 인근 지역아동센터로 데려갔다. 어머니가 없는 낮 시간 동안 돌봐 줄 곳이 필요했다. 학교에는 다문화학생 학습지원을 위한 ‘다솜이 사랑방’을 만들어 상욱이와 같은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또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언어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했다. 지금 상욱이는 한글을 읽고 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전 교사는 “아이 한 명을 가르치자 온 가족이 희망을 품고 일어섰다”며 “상욱이를 통해 변화하는 가정을 지켜보는 것은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상욱이 어머니도 전 교사에게 한글을 배웠고 현재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준비를 하고 있다. 뛰어난 요리 솜씨를 살려 베트남 식당을 여는 게 상욱이네의 꿈이다.
전 교사는 다문화학생과 다문화학부모를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다문화가정 상담을 통해 자립을 돕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해체되면 다문화학생에게는 이중, 삼중의 위기가 닥치기 때문이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전 교사는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 대한민국 스승상은 교육 발전에 이바지한 교육자를 찾아 참다운 스승의 모습을 정립하기 위해 교육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만들었다.
△녹조근정훈장 김윤현(경기 다원학교 교사) 박경애(경기 소하중 교사) △옥조근정훈장 김영주(대구 대구불로초 교사) 민병윤(충북 충주중산고 교사) △근정포장 김인묵(경기 샘모루초 교사) 김영학(경기 성호고 교사) 장기현(대구 포산중 교사) 신은주(순천대 교수) 김재근(신성대 교수)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