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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방탄⑥] 방탄소년단 “빌보드 200 정복하고, 그래미도 가고 싶어요”

입력 | 2018-05-25 06:57:00

그룹 방탄소년단이 24일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티어’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3집 발매 기자간담회서 밝힌 새 목표

세계적 유명세 팬클럽 ‘아미’ 덕분
세계무대 통해 7명 모두 목표 생겨
우선 빌보드 ‘핫100’ 1위부터 도전


‘금의환향!’

상투적인 말이지만 방탄소년단의 거창한 행보를 그저 이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게 아쉽다. 이들은 2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 사회를 맡은 켈리 클락슨의 찬사처럼 “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보이밴드”다.

지난해에 이어 ‘팝의 본고장’ 미국을 뒤흔들고 당당히 돌아왔지만 전혀 우쭐거리거나 자만하지 않았다. 이들은 250명이 넘는 국내 취재진들이 쏟아내는 질문을 일일이 적어가며 진지한 자세로 답변했다.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3집 ‘러브 유어셀프 전-티어’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서 2년 연속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소감 등에 대해 거침없는 답을 내놓았다.

-2년 연속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상이 조금 생소할 수 있는데 그 의미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의미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했다. 팬분들이 넓게는 ‘당신들이 우리를 바꿔줬다’고 하고, 작게는 ‘오늘 하루 고됐는데 위로가 됐다’고 해주시는 것처럼 사회적인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수상 당시 리더 RM은 “우리 음악이 삶을 바꿨다고 말하는 팬들이 있는데 SNS를 통해 옮겨지는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깨달았다”고 영어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상식에서 주인공은 단연 방탄소년단이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신곡 컴백무대를 갖는 것은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이다. 특히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는 공개된 지 사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현지 관객들이 ‘떼창’ 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해 시상식에서는 무대가 없어서 좀 아쉬웠다. 컴백무대를 이렇게 멋진 곳에서 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감격스러웠다. 많은 관객들이 한국에 있는 것처럼 우리 노래를 한 글자, 한 글자를 따라 불러줘 감동이었다. 공연장에 많이 와주신 것도 힘이 됐다.”


-미국에서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에 1위로 진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실감이 나질 않는다. 결과가 나와 봐야 아는 것 아닌가. 지금은 설렘 반, 걱정 반이다. 물론 1위하면 좋겠지만 거기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팬들의 응원 덕분이다. 많은 인터뷰에서 첫 질문이 ‘아미’(팬클럽)로 시작하는 것도 그래서일 듯하다. 최상의 퀄리티로 음악과 퍼포먼스를 구현하고 가수로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려고 했던 점, 우리 노래가 세계 언어로 번역되고 유튜브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아미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앨범 발표와 동시에 국내 음원차트 1위, 해외 65개 지역 아이튠즈 차트 1위 등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도 팬들과 같은 마음으로 앨범 발매 시간을 기다렸다. 미국에 있을 때 팬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봤는데 정말 좋아해줘서 기뻤다. 1년 반만의 정규 앨범인데, 걱정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관심 가져주고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새 앨범은 지난해 9월 새롭게 시작한 ‘러브 유어 셀프’의 세 번째 시리즈다. ‘기-승-전-결’로 나눠서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게 이들의 방식이다. 지난달 영상으로만 ‘기-원더’를 선보였고, 본격적인 시리즈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승-허’가 처음이다. ‘승-허’에서 사랑의 두근거림이나 설렘을 담았다면 이번엔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했다. 꾸며낸 거짓된 사랑은 결국 이별을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 주된 스토리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결국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는 어떤 곡인가.

“이모 힙합(Emo Hip hop)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시도했다. 그런지록 기타사운드와 그루비한 트랩 비트가 기이한 음울함을 자아내 방탄소년단의 어두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우리만의 스타일로 잘 해석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곡 작업을 하고 발표 전에는 걱정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는 듣자마자 ‘이 곡은 됐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마음에 들었다.”

-매 앨범마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았는데.

“이번에는 ‘낙원’이라는 노래가 그렇다. 팬들에게 신년인사를 전할 때 ‘꼭 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서 시작됐다. 세상은 우리에게 꿈을 꾸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고 무한경쟁에만 내몰지만 그 과정에서 지친 많은 분들을 위해 들려드리고 싶은 곡이다.”

24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장에는 ‘글로벌 스타’라는 명성을 확인시키듯 약 250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데뷔 때와 비교해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면.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큰 시장(세계)에 가고, 큰 곳에 가서 안목을 넓히고 폭넓은 피드백을 받았다. 예전에는 가사 한 줄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곡, 앨범, 앨범 간의 유기적 관계를 신경 쓰게 된다. 멤버 7명 모두 각자의 목표가 생겼다. 우리는 아주 자세한 꿈이 생긴 아주 럭키한 팀이다.”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우리들끼리 빌보드200 1위를 목표로 정했다. 핫100 차트에서 28위까지 해봤으니 이왕이면 톱10에 들었으면 한다. 사실 10위권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곡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빌보드200에서 1위를 할지 안 할지도 모르지만 핫100에서도 1위를 하는 게 목표다.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은 것 아닌가. ‘그래미 어워드’도 가고 싶고 스타디움 투어도 하고 싶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가수도 되고 싶다.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입밖에 꺼내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말하게 됐으니 열심히 뛰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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