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5국 8보(135∼151)
백 ○로 뚫은 뒤 백 36, 38은 선수. 이렇게 중앙에서 모양을 대충 잡아 놓고 백 40으로 두텁게 늘어 흑에게 좌상 말의 보강을 요구한다.
흑이 참고도 1로 살면 가장 쉬운데 백도 2로 중앙을 움직여 나오는 수가 준비돼 있다. 흑 3, 5가 수상전에서 수를 줄이는 맥이지만 지금은 16까지 흑말이 위험에 빠진다. 그렇다면 흑은 다른 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데 갑자기 41로 잡혀 있는 우하 백 두 점에 대해 추가 보강을 한다.
흑 41의 의미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이해불가. 좌상 흑을 살리는 수도, 중앙 백 넉 점을 잡고 좌변 말을 안정시키는 수도 아니다.
결국 42, 44로 좌상 흑이 잡혔다. 47, 49의 끝내기 이득은 좌상 흑 대마가 죽은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뿐. 흑은 뒤늦게 51로 중앙 백 넉 점을 잡았다. 결국 이 결과만 보면 흑 41은 헛수인 셈이다. 알파고의 논리는 좌상 대마를 다 죽이더라도 우변 패를 하는 게 낫다는 것일 텐데 인간의 눈으로 봐도 요원해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