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갱구만 봉인땐 언제든 복구 가능
“엄청난 폭음이 들렸고 폭파한 것은 맞는데 영구적으로 불능화됐는지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풍계리 현장에 간 CNN 윌 리플리 기자는 이날 폐기 행사 후 이렇게 보도했다. 북한이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내 갱도를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지만 세부적인 폐기 방식은 공개하지 않은만큼,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의 폐기를 진행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17분까지 한국 등 5개국 기자단과 북한군 지휘부 등이 참관한 가운데 핵실험장 폐기를 위한 갱도 폭파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이 폭파에 어떤 폭약을 사용했는지, 하나당 총길이가 1∼2km에 이르는 갱도를 어디서부터 폭파했는지 등 세부 내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기자들은 폭파 현장에서 최소 500m 이상 떨어진 전망대에서 폭파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져 이를 낱낱이 검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폭파 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이 유출됐는지도 관심사다. 2번 갱도는 2∼6차 핵실험이 진행된 만큼 갱도 내 기폭실 주변에 남아있던 방사성물질이 이번 폭파 과정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지난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 거주했던 탈북민 30명을 검사한 결과 이들 중 2명에게서 방사선 피폭을 의심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2번 갱도 내에 유출될 만한 형태의 방사성물질이 거의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화강암 지대인 만탑산에 조성돼 있다. 핵실험 시 발생하는 고온 고압으로 인해 갱도 주변 화강암이 녹아내리면서 방사성물질을 뒤덮은 뒤 굳어버리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청소’가 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풍계리=외교부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