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논란]자영업자들, 산입범위 논의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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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상공인은 논의에서 사실상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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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시름은 특히 깊다.
대구에서 편의점 2곳을 운영하는 이모 씨(48)는 이날 편의점 1곳을 부동산에 매물로 내놨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결정이 ‘항아리 물을 넘치게 하는 물 한 방울’ 역할을 한 셈이다.
이 씨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올 초 아르바이트생 4명 중 2명을 해고했다. 아내가 그 자리를 대신해 부부가 주말까지 일했다. 몸은 점점 지쳐갔다. 이 씨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결정에 그나마 희망을 걸었는데 ‘국회가 소상공인은 신경 쓰지 않는구나’라는 생각만 들었다”면서 “편의점 업주 사이에는 ‘빨리 편의점을 그만두는 게 살길’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외식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당을 하는 이근재 씨(53·외식중앙협회 회장)는 이번 환노위 결정을 보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최저임금(7540원)보다 많은 시급 9000원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주고 있다. 1년 이상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드물다 보니 보통 일정 기간을 넘기면 챙겨주려고 했던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등을 앞당겨 준다는 뜻이었다. 이 씨는 “이렇게 가다가는 결국 가족만 데리고 일해야 할 것 같다. 주변에서도 그렇게들 말한다”고 말했다.
○ “산입범위에 주휴수당 포함돼야” 소상공인들은 주휴수당이 산입범위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근로기준법은 주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는 한 주에 하루 이상 유급휴일을 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근로자가 받는 수당이 주휴수당이다.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 알바몬이 2016년 아르바이트생 774명을 조사했더니 “주휴수당을 받아본 적 있다”는 응답이 37.9%였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신규진·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