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소주 공동 개발자인 캐롤린 김·제임스 금 부부. 사진 홍태식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소주는 36억 1천5백12만 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소주라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이 대한민국 소주 시장에 ‘물 건너온’ 소주가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국적인 병 디자인과 독특한 이름으로 사랑받는 여보 소주(YOBO SOJU)다. 여보 소주는 지난 2015년 ‘뉴욕 인터내셔널 스피릿 캄퍼티션 2015’에서 ‘올해의 소주’로 선정됐고, 지난해엔 ‘샌프란시스코 세계 스피릿 캄퍼티션 2017’에서 골드 메달을 수상했다. 미국인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은 여보 소주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수입돼 이마트와 SSG 매장, 롯데백화점(잠실점)에 위치한 탭앤크래프트에서 만날 수 있다. 다음은 여보 소주 공동 개발자인 캐롤린 김·제임스 금 부부와의 일문일답.
소주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 도수 23%, 용량 375ml, 가격 3만7천원.
엄밀히 말하면 여보 소주는 소주가 아니다. 포도를 증류해서 만든 술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에선 한식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다. 높아진 한식의 위상에 걸맞게 주류 문화 역시 고급스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소주’라고 하면 ‘싼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자 했다.
여보 소주라는 이름은 어떻게 착안하게 됐나. ‘여보(Yobo)’는 하와이 방언이다. 이모, 삼촌, 친구,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을 칭한다. 우리가 만든 술을 마시면서 서로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떠올리게 됐다.
여보 소주의 기본 콘셉트는 뭔가. 여성 소비자의 시각으로 ‘소주’를 바라봤다. 5∼6병씩 폭음하는 남성적인 문화가 아니라 가볍게 한 잔 하기 좋은 술을 만들고 싶었다. 사업성은 떨어지더라도 좋은 재료만을 사용하고, 방부제나 인공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는다. 뉴욕 핑거 레이크스 지역에서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하고 빙하호 연안으로 흐르는 최상급수를 이용해 증류한다. 그래서 한정 수량으로만 생산된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우리가 만든 소주를 고국에 소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재미교포 2세로서 우리의 삶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여보 소주도 좋은 소주라는 정체성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
정희순 기자 hs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