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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中 퇴직 교장 이양자 씨, 모교 부산대에 1억원 쾌척

입력 | 2018-05-29 03:00:00


부산대 사범대 69학번으로 38년간 교사 생활을 한 이양자 씨(오른쪽)가 24일 모교 부산대를 방문해 전호환 총장에게 1억 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부산대 제공

가난 때문에 어렵게 공부했던 퇴직 교장이 모교인 부산대에 1억 원을 쾌척했다.

부산대는 28일 사범대 졸업생인 이양자 씨(69·여)가 정년 퇴직금 중 1억 원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부산여고를 졸업하고 1969년 부산대 사범대 가정교육과에 입학했다. 1973년 서울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해 2010년 수서중학교 교장을 끝으로 38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감했다.

기부를 위해 24일 부산대를 찾은 이 씨는 전호환 총장에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모교의 발전을 기원하고, 기부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거짓 사랑은 혀끝에 있고 참사랑은 손끝에 있다’는 말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아왔다”면서 “모교에 감사한다면 뭔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부산 영도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이 씨는 “초등학교 때 육성회비를 못 내 선생님께 혼나고 중학교 때는 등록금을 내지 못해 중간고사 시험을 치는 날 교실에서 쫓겨나 울기도 했다”며 “어려운 유년 시절을 겪었지만 나눔을 몸소 실천하신 할머니와 매일 노동으로 번 돈을 모아 초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나눠준 지게꾼 이석순 씨의 삶을 보면서 인생관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