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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난간 매달린 아이 맨몸으로 구조… 아프리카 청년, 佛시민권-일자리 생겼다

입력 | 2018-05-29 03:00:00

마크롱, 엘리제궁 초청해 격려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22세 청년 마무두 가사마 씨(아래)가 26일 프랑스 파리의 한 아파트 5층 발코니 난간에 매달린 4세 아이를 구출하기 위해 맨몸으로 건물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프랑스 파리 시내의 아파트 5층 발코니에 매달린 4세 아이를 구출하려고 건물 벽을 맨몸으로 기어오른 아프리카 출신 청년에게 프랑스 정부가 시민권과 직업을 선물했다.

미국 CNN방송은 28일 “지난해 말리에서 프랑스로 온 불법체류자 마무두 가사마 씨(22)의 용기 있는 행동을 높이 평가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그에게 파리 시민권과 소방구조대 일자리를 선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가사마 씨는 26일 오후 8시경 파리 18구의 한 식당에서 축구경기 중계방송을 보다가 행인들의 비명을 들었다. 밖으로 나가 보니 아파트 5층 발코니에 한 아이가 난간을 가까스로 붙들고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가사마 씨는 1층 발코니부터 한 층씩 난간을 타고 재빠르게 기어 올라가 30여 초 만에 4층 발코니 쪽으로 아이를 붙잡아 끌어내려 구출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는 가사마 씨가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난 뒤에야 도착했다. 아이는 아빠가 쇼핑하러 나간 사이 발코니의 열린 문틈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가사마 씨가 아이를 구출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르자 찬사가 이어졌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트위터에 “가사마 씨는 파리에 나타난 스파이더맨”이라는 글을 올렸다. 가사마 씨가 불법체류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에게 파리 거주권을 줘야 한다’는 여론도 힘을 얻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 가사마 씨를 집무실인 엘리제궁으로 초대해 그에게 파리 시민권과 기념 금메달을 전달하며 환담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소방대가 그의 능력을 인정해 소방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