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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넘게 방송한 ‘대장금’ 방영 요청 빗발”

입력 | 2018-05-29 03:00:00

하자예프 우즈베크 국영방송 사장
“한국 드라마 광고비가 3배 비싸… EBS 닮은 교육채널 곧 선보여”




“타슈켄트에 가거든 길에서 아무나 붙잡고 한 번 물어보세요. ‘주몽’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24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국영방송의 알리셰르 하자예프 사장(55·사진)은 자국의 한류 열풍을 이렇게 표현했다. 드라마는 물론이고 다큐멘터리, 뷰티, 의료 분야에 이르기까지 최근 ‘힙’한 콘텐츠는 대부분 한국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 우즈베키스탄은 올해 2월에야 무비자 협정이 체결됐지만 이미 동남아시아 못지않게 한류의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구려를 세운 고주몽을 다룬 ‘주몽’ 같은 한국 드라마는 우즈베키스탄 방송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하자예프 사장은 “‘대장금’은 벌써 여러 채널에서 10번 넘게 방송했는데도 또 방영해 달라는 시청자의 요구가 빗발친다”면서 “한국 근대화 과정을 다룬 ‘야망의 세월’ 같은 드라마도 인기있다”고 말했다. 하자예프 사장이 이끄는 우즈베키스탄 국영방송은 모두 12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 드라마 광고비는 자국 프로그램보다 3배 가까이 비싸다고 귀띔했다.

그런 그가 한국을 찾은 목적도 분명했다. 한국 방송계와의 교류·협력을 확대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하자예프 사장은 “우리는 아직 배우는 단계라 한국 방송계의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그는 이번 방한의 ‘최대 수확’으로 EBS에서 e러닝 스튜디오 구축 컨설팅을 받은 것을 꼽았다. e러닝 콘텐츠를 벤치마킹한 청소년 교육 전문 채널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하자예프 사장은 한국과의 다양한 합작 프로그램 제작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3년 교류협력 MOU를 체결한 KBS 등과 다양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국에서 요즘 여행 예능이 유행이라 하더군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다큐멘터리나 예능 촬영을 원한다면 장비와 현장 지원은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여러분은 몸만 오시면 됩니다. 언제든 환영하겠습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