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500만원이하 근로자 2.6%만… 내년 최저임금 올라도 월급 안늘어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늘어나더라도 연봉 2500만 원 이하 저임금 근로자의 97.4%는 영향이 없을 거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영향은 저임금 근로자보다 고임금 근로자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연봉 2500만 원 이하 근로자 819만4000명(2016년 기준) 가운데 21만6000명(2.6%)만 산입범위 확대에 따라 ‘기대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가 최저임금법을 개정하면서 연봉 2500만 원 이하 근로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기상여금은 최저임금의 25% 초과분만, 복리후생비는 최저임금의 7% 초과분만 산입범위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결국 연봉 2500만 원 이하 근로자 100명 중 97명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본인 월급도 함께 오르고 나머지 3명 정도만 월급이 인상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산입범위가 확대될 경우 고임금 근로자보다 저임금 근로자가 훨씬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노동계 주장과는 정반대 결과가 나온 셈이다.
특히 산입범위 확대에 따라 근로자의 ‘기대이익’이 감소하는 정도도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월급이 같이 오르는 근로자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9%, 5∼9인은 5.9%, 10∼29인은 6.2% 감소한다. 반면 30∼99인 사업장은 13.1%, 100∼299인은 17%, 300인 이상은 30.2% 줄어든다. 산입범위 확대가 저임금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작은 반면에 고임금 근로자 중에는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월급이 오르지 않는 근로자가 더 많을 거란 분석이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고임금 근로자까지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불합리성이 해소돼 소득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