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6·12회담 본궤도]北-美 싱가포르서 의전협의 착수
2015년 2월 전용기를 타고 창밖을 바라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출처 노동신문
○ 카메라 각도부터 비용 분담까지 전방위 논의
비용 분담 문제도 실무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보통 정상회담은 현지 국가가 경비를 대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번엔 제3국에서 열리는 터라 장소 대관비뿐만 아니라 오·만찬이 열릴 경우 식사비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4·27 남북 정상회담 때는 우리가 54억 원의 경비를 부담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이동, 숙박은 각자 분담하고 만찬 등은 공동 부담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정부 부담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무회담을 위해 북측은 대표단 8명이 중국 민항기를 타고 왔으며, 미국은 전용기를 타고 30명이 싱가포르를 찾았다. 규모나 교통편을 볼 때 북측 대표단이 ‘초라’한 셈이다. 하지만 실제 회담에서는 김정은이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고급 호텔을 이용하며 위세를 과시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 때처럼 경호 인원들이 김정은의 차량을 에워싸며 뛰어가는 장면도 연출될 수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미국이 정상회담 비용을 북한과 나눠 낸다고 발표하겠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성의를 보일 경우 대신 내주거나 미국이 북한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부담을 덜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 4758km 김정은 특급 이송 작전
평양과 싱가포르의 직선거리는 약 4758km다. 김정은은 7, 8일 북-중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기인 ‘참매1호’(IL-62)를 타고 평양과 직선거리로 359km인 다롄(大連)을 큰 탈 없이 다녀왔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이보다 13배 이상 멀다.
2011년 말 집권한 김정은이 중국을 제외하고 제3국에 처음 공개 방문하는 만큼 북한은 극히 예민한 경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열리는 행사장 외곽은 싱가포르의 특공대와 경찰에 맡기되 내부는 북한 974부대, 호위사령부(963부대) 요원들과 미국 비밀경호국(USSS) 요원들이 공동 경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싱가포르=유승진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