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입적한 신흥사 조실(祖室) 오현 스님의 법구를 안치한 장작더미에서 마침내 불길이 하늘로 치솟자 “아미타불” “불법승”(佛法僧)을 외치는 목소리가 다비장에 울려 퍼졌다. “아이고! 스님” 하는 오열도 터져나왔다.
꽃 장식 속에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오현 스님의 다비식장 영정. 고성=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진제 스님은 법어에서 “설악의 주인이 적멸에 드니 산은 슬퍼하고 골짝의 메아리는 그치지 않는다. 무산 대종사께서 남기신 팔십칠의 성상(星霜)은 선(禪)과 교(敎)의 구분이 없고,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에 걸림이 없던 이 시대의 선지식의 발자취였다”고 기렸다.
이근배 시인은 “그 높은 법문 그 천둥 같은 사자후를 어디서 다시 들을 수 있겠습니까”라며 “백세(百世)의 스승이시며 어버이시며 친구이시며 연인이셨던 오직 한 분!”이라고 스님을 그리워했다. 만해마을이 있는 인제군 용대리의 전 이장 정래옥 씨는 “큰스님은 신도들이 용돈을 드리는 것을 푼푼이 모아 아낌없이 주민들에게 베풀어 주셨다”며 “마음으로라도 큰스님께 은혜를 갚으며 살아가고자 했으나 훌쩍 떠나가셨다”라고 추도했다.
고성=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