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하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하성(23)은 넥센의 대체불가 자원이다. 언제든 4번타자로 출격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의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선수다. 2017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내야수 가운데 최다인 1163이닝을 유격수 자리에서 소화한 것이 그의 가치를 설명한다. 넥센 장정석 감독도 늘 “(김)하성이에게 휴식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을 정도다.
그랬던 그가 다소 황당한 부상으로 13일간 전력에서 이탈해야 했다. 휴식일인 지난 14일 집에서 반려견이 깨트린 화분을 치우다 오른 손바닥이 찢어졌다. 본인 부주의에 따른 부상이라 구단에서 ‘페널티’까지 받았다. 당시 넥센은 박병호와 서건창, 이정후, 고종욱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겪던 터라 김하성의 이탈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지난 27일 1군에 복귀한 김하성은 부상 당시의 아픔을 전화위복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복귀 후 2경기만에 3홈런을 몰아친 것은 그의 실전 감각이 녹슬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래서일까. 30일 경기 전 훈련에 나선 그의 몸놀림은 어느 때보다 가벼워 보였다. 통증 없이 공격과 수비, 주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아직 부상 부위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진 않았다. 반창고를 붙이고 테이핑을 해 통증을 최소화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딱지도 내가 다 뗐다”고 했다. 혹여 손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해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김하성은 “잘 쉬고 온 덕분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복귀 후 어떻게 시즌을 치러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한 시간이었다. 어찌 보면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았다. 이제는 몸관리도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