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해경에 4월부터 61명 구조 요청… 안전사고 원인 대부분은 ‘부주의’ “바다 나갈 때 여럿이 함께 나서야 사고시 신속한 구조 요청할 수 있어”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인천 중구 용유도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갯벌체험 안전수칙을 설명하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27일 오후 2시 35분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에 구조 신고가 접수됐다. 옹진군 자월도에 놀러 와 바지락을 캐러 갯벌에 나간 관광객 강모 씨(55·여) 등 11명이 밀물 때 바위 위에서 고립됐다는 신고였다. 인천해경은 영흥파출소 앞에 정박한 연안구조정을 급파했다. 3시 8분 현장에 도착한 구조정은 관광객들을 태운 뒤 달바위나루터에 무사히 내려줬다.
오영태 인천해경 경비작전과장(52·경정)은 “썰물 때 갯벌에 나갔다가 움푹 파인 갯고랑(갯벌 가운데 물길이 나 있는 곳)에 빠지거나 밀물에 떠밀려 숨지는 사고가 종종 벌어진다”며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밀물이 들이치기 전에 해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4월부터 갯벌 체험이나 갯바위 낚시에 나섰다가 고립돼 구조를 요청한 관광객은 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명보다 6명이 늘었다.
갯벌에 나갔다가 밀물에 빠져 숨지기도 했다. 19일 오전 2시경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서 낙지를 잡으러 갯벌에 나간 오모 씨(61)가 고립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비함과 헬기를 띄워 수색에 나선 해경은 오전 9시경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엎드린 채 숨져 있는 오 씨를 발견했다.
해경에 따르면 갯벌이나 바다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관광객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다. 밀물의 속도는 시속 7∼15km다. 가장 빠를 때에는 성인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속도와 맞먹을 정도다. 갯벌에서 사람의 이동 속도는 이보다 훨씬 느리기 때문에 밀물에 앞서 뭍으로 나와야 사고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경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안개가 끼었을 때는 조개 채취를 하지 말고, 하더라도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 해역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동해와 남해에 비해 조류가 빠른 점을 감안해 낚시 등에 앞서 바람과 파도, 안개 같은 해상 정보를 미리 파악하라고 당부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