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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주 가면 ‘동궁원’이 필수 코스죠”

입력 | 2018-05-31 03:00:00

190만명 찾은 복합체험시설 ‘동궁원’
신라시대 동-식물원 재해석… 1·2관으로 구성 사계절 느낄 수 있어




최근 경북 경주시 북군동 동궁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잔디 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계절 체험이 가능한 경주 동궁원은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다. 경주시 제공

승용차로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입구인 보문교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500여 m를 달리다 보면 오른쪽 방향에 한옥 형태의 유리 온실이 등장한다. 용마루 양 끝에 올리는 장식 기와인 황금색 치미와 연꽃무늬 상징물을 넣은 기와가 눈에 띈다. 내부에는 신라 유산인 천마도와 동궁, 안압지 등의 형태로 조성한 운치 있는 정원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다.

이곳은 바로 요즘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경주 동궁원이다. 30일 경주시에 따르면 2013년 9월 개장 이후 최근까지 누적 관람객은 190만 명이다. 지난해 45만 명이 찾았고 올해 5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관광 메카 경주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동궁(東宮)’은 안압지 서쪽에 있었던 신라의 별궁 이름이다. 삼국사기에는 문무왕 14년(674년) 동궁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와 진귀한 새, 동물을 길렀다는 내용이 있다. 국가적인 경사 때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고 한다. 경주시는 이에 착안해 동궁원을 지었다. 신라시대 동·식물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주 동궁원은 사계절 복합 체험시설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체험 교육을,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남기는 문화 공간으로 성장했다.

동궁원의 총면적은 6만4380m². 정문에서 양쪽으로 펼쳐진 식물원과 꽃과 새가 어우러진 전시관인 버드파크로 구성됐다. 곳곳에 신라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문화재 상징물이 있다.

신라시대 전통 궁궐을 닮은 식물원은 총면적 3908m²이며 본관과 2관으로 이뤄졌다. 본관은 야자원과 관엽원, 화목원, 수생원, 열대 과수원 등 5개 주제별로 꾸민 정원이 있다. 아열대 식물 400여 종과 나무 5500여 그루를 전시 중이다. 높이 7m의 탐방길이 있어 전체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본관이 신라의 정취와 아열대 우림을 느끼는 공간이라면 2관은 힐링(치유)과 회복을 주제로 꾸민 현대식 정원이다. 사계절 꽃을 비롯해 힐링 식물 100여 종, 6500여 본을 전시하고 있다. 300년 수령의 보리수나무와 3가지 색의 꽃이 피는 부겐빌레아, 붉은색 어린 새순이 매력적인 원종고무나무도 만날 수 있다.

새 깃털과 둥지 이미지를 가미한 버드파크는 5000여 m², 2층 규모다. 경북도 1호 전문 동물원 박물관으로 등록했다. 국제적으로 희귀한 동물을 수입해 전시한다. 현재 앵무새와 코뿔새, 펭귄 등 250여 종, 3000여 마리에 이르는 조류와 파충류, 어류 등을 볼 수 있다.

가장 매력적인 곳은 수생플라이트 시설이다. 갇힌 동물을 밖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새장 속에 들어가 동물의 생태와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형형색색의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며 교감할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인기다.

2층은 스토리텔링 공간이다. 새의 기원, 새와 신라 이야기, 부화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새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야외 잔디광장에는 석탑과 사자상 등 신라의 유물을 본떠 만든 조형물이 다양하게 설치돼 있다. 제3관 버드 숲에서는 거위와 청둥오리, 아기돼지 등 동물 1000여 마리를 볼 수 있다. 강철구 경주시장 권한대행은 “경주 동궁원은 보문관광단지의 보물이 됐다”며 “역사 관광 코스와 연계한 사계절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