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 2018’ 사이클 첫날
최형민 4시간19분2초 깜짝 우승, 25km 남기고 선두그룹 합류
1km 불꽃 스퍼트 ‘옐로 저지’
산악도 강해 종합우승 가능성

‘만년 2인자’이던 최형민이 30일 ‘투르 드 코리아 2018’ 1구간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팔 벌려 환호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최형민이 국제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것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 이후 8년 만이다. 천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4시간 넘게 184.6km를 달리고도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환하게 웃고 또 웃었다. 극적인 막판 뒤집기로 생애 첫 옐로 저지를 차지한 덕분이었다.
최형민은 30일 전북 군산 월명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충남 천안 종합운동장까지 184.6km를 달린 ‘투르 드 코리아 2018’ 1구간 레이스에서 4시간19분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날 최형민은 강점이던 독주 능력은 물론이고 스프린트 능력까지 유감없이 과시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경기 후반까지 펠러톤(메인 그룹)에 머물던 최형민은 결승선 25km를 앞두고 3명이 달리던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마지막 언덕 구간에서 자신의 강점을 살렸다. 이후 네 선수는 협력과 견제를 주고받으며 결승선을 향해 나아갔다.
막판 1km가량을 남겨둔 상황에서 네 선수는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형민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스프린트 능력을 한껏 끌어올린 최형민은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세 선수를 모두 제치고 가장 먼저 골인한 최형민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첫 우승을 자축했다. 최형민은 “사실 오늘은 체력 안배를 잘해서 6월 1일 열리는 3구간에서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 최선을 다해 남은 대회 기간에도 옐로 저지를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6월 1일 영주∼정선에서 열리는 3구간은 평탄한 1, 2구간에 비해 험난한 산악 지형으로 이뤄져 있다. 해발고도 700∼800m의 봉우리를 여러 개 넘어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산악구간에 강한 최형민이 사고를 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최형민은 지난해까지 투르 드 코리아에서 2차례 구간 산악왕에 오른 바 있다. 그는 “내 입으로 뛰어나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솔직히 산악구간에는 자신이 있다. 팀원들과 잘 협력해 큰일을 한번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형민이 1구간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은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옐로 저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엔 민경호(22·서울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사이클연맹(UCI) 1등급 대회인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최형민 외에 한국 선수로는 박성백이 9위, 서준용(이상 KSPO)이 13위에 올랐다. 2위는 벤저민 페리(이스라엘 사이클링 아카데미), 3위는 세르게이 베트코프(비노 아스타나)가 각각 차지했다.
31일 열리는 2구간은 천안∼영주 구간 202.6km를 달린다.
▼2구간, 100km 넘게 내리막-평지▼
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