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민. 동아일보DB
5월 31일 영주 시민운동장. 전국에서 모인 사이클 동호회 회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전광판으로 ‘투르 드 코리아 2018’ 레이스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이날 선수들은 오전 9시30분 충남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했다. 레이스가 4시간 이상 훌쩍 진행된 오후 2시. 그러나 여전히 선두권은 언덕, 내리막, 평지 때마다 뒤바뀌는 치열한 접전이 계속됐다. 레이스가 10㎞ 정도를 남겨두고 100여명의 관중들이 결승선 바로 곁으로 이동할 때까지 선두는 가려지지 않았다.
엄청난 환호 속에 마침내 이스라엘 레임 미켈(이스라일 사이클링 아카데미)이 선두로 골인했다. 그러나 한국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펠로톤(메인그룹)에서 이탈하지 않고 연이어 결승선을 지났다. 영주시민 강금자씨는 “이렇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쥘 줄은 몰랐다. 외국 선수가 1위를 해서 아쉬웠는데 한국 선수가 종합1위로 상을 받아 더 신이 난다”고 말했다.
투르 드 코리아는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레이스에서 충돌과 사고를 막기 위해 펠로톤에 속한 선수 모두에게 같은 기록을 준다. 단 1위는 -10초의 보너스, 2위와 3위는 각각 -6초와 -4초를 받는다.
전날 1구간에서 1위로 골인한 최형민은 이날 4시간 58초47을 기록하며 합계 9시간 17분39초로 종합 1위를 지키며 또 한번 ‘옐로 저지(종합 1위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를 입고 6월 1일 영주→정선간 3구간에 출전케 됐다. 최형민은 “끝까지 옐로우 저지를 지키고 싶다”고 웃으며 기뻐했다.
올해 투르 드 코리아는 세계적인 수준의 라이더들이 참가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이날 2구간에서 권순영(KSPO)은 산악구간 1위를 기록해 빨간 물방울 저지를 받았다. 주믿음(서울시청)은 만23세 미만 선수 중 1위를 차지 화이트 저지를 차지했다.
최형민에 이어 벤자민 페리(이스라엘 사이클링 아카데미)도 펠로톤으로 골인하며 9시간 17분40초로 종합 2위를 기록했다. 최형민과 단 1초차로 마지막 5구간까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영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