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코리아 2018, 국내로 떠나요]<8>관광열차로 즐기는 철도여행
삼척과 강릉의 동해선 철도로 운행되는 바다열차. 바다 풍광을 영화처럼 즐기도록 객차의 좌석을 바다 쪽 창을 향해 배치했다.
여행의 진수라면 역시 철도다. 무엇보다 그 리듬감이 좋다. 덜컹덜컹 삐걱삐걱…. 그게 여행길 들뜬 마음을 더 부추긴다. 기차로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라도 행복하다. 그럼에도 명소는 따로 있다.
우선 경북 봉화군 석포면 낙동강 협곡의 ‘비경 길’ 트레킹 코스를 추천한다. 영동선 승부∼양원 역을 잇는 산길이다. 험한 지형 탓에 철도만 있는 특이한 곳이다. 낙동강 상류의 바위산이 강물에 뚫려 협곡이 된 곳이다.
마을 간 산길도 있는데 그걸 다듬은 게 비경길이다. 이 6.5km 산길은 협곡절벽 뒤를 돌아 강변으로 이어지는데 이름에 걸맞게 비경의 연속이다. 도중에 특별한 것도 볼 수 있다. 화전민 터에 남겨진 ‘리어카 나무’다. 뼈대만 앙상한 녹슨 리어카가 밑에서 움터 자란 뽕나무에 들어올려져 있다. 길은 그런 오지를 관통한다.
승부역이 세상에 알려진 건 20년 전. ‘환상선 눈꽃열차’ 운행이 계기가 됐다. 승부리는 태백∼봉화 국도에서 비포장 길을 차로 한 시간 이상 달려야 닿는 오지다. 철길도 협곡절벽 물가에 겨우 들인 터라 역사도 작다. 한 역무원이 절벽에 페인트로 쓴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이란 글이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협곡풍치 관광열차인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운행(2013년)되면서 지금은 비경 길까지 갈 수 있다.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의 이 열차는 충북도와 영동군이 운영하는 코레일의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의 객차 실내. 영동 와이너리는 물론이고 수시로 전국 곳곳으로 운행한다. 코레일관광개발 제공
또 다른 철도여행 추천지는 정동진(강릉)∼추암(삼척) 구간의 동해안이다. 바다 풍광을 ‘바다열차‘로 즐길 수 있다. 좌석이 바다를 향해 배치돼 있어 앉은 채 바다 풍경을 영화처럼 감상할 수 있다. KTX경강선(서울∼강릉)과 연계하면 강릉∼삼척 바다를 당일로 두루 볼 수 있다.
국내 철도여행은 코레일의 관광열차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관광열차는 다양한 곳을 특별한 루트로 운행한다. 바꿔 타지 않고 오갈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 일반 열차와 달리 안팎을 멋지게 꾸미고 여행에 특화된 설비도 갖췄다. 컬러풀한 그림과 패턴으로 외벽을 래핑한 객차와 기관차, 가족 연인 동료가 두루 즐기는 가족 커플 그룹실 및 카페바, 전망칸, 이벤트칸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특별테마 열차도 있다. 전국의 전통시장으로 데려다주는 ‘팔도장터’ 열차는 승객 한 명당 2만 원(운임 1만5000원 및 전통시장용 5000원권 온누리 상품권)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부담한다. 대도시 소비자를 데려가 온누리 상품권을 매개로 소비 지출을 유도해 지방 시장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도 마찬가지다. 와인 주산지(47곳)이면서 이곳 출신 난계 반역을 기반으로 국악고장을 자처한 영동군의 홍보 열차다. 승객 두 명당 와인 한 병과 잔을 선물하는 보너스도 있다.
안보관광에 특화된 ‘평화열차 DMZ’(도라산전망대 및 철원 연천), 교육 공간으로 꾸민 다목적 융합형 ‘교육열차’(E-Train), 아리랑의 산실 정선군(강원도)의 아우라지 관광을 정선 장보기와 연계한 ‘정선아리랑열차’ 등 특별테마 관광열차도 있다.
철도전문여행사 △코레일관광개발(www.korailtravel.com) 1544-7755 △해밀여행사(www.tourkorail.com) 1577-7788 △렛츠코레일(www.letskorail.com) 1544-7788 △홍익여행사(www.ktxtour.co.kr) 02-717-1002 △투어레일(www.k7788.co.kr) 1600-7788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