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만들자]장애인 제과점 ‘아이베이커리’
홍콩 사회적기업 아이베이커리(IBakery) 1호점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빵을 만들고 있다. 홍콩=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
이 빵집은 아이베이커리(IBakery) 1호점이다. 홍콩의 가장 오래된 자선단체 퉁와그룹(1870년 설립)이 2010년 ‘발달장애인 고용’을 목표로 만든 제과점이다. 아이베이커리라는 이름에는 ‘발달장애인인 나도 빵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발달장애인 6명이 시작해 현재는 홍콩 전역 11개 매장에서 발달장애인 72명이 일하고 있다. 비장애인 직원은 48명이다. 작년 매출이 37억 원에 이르지만 출발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한적한 주택가에 1호점을 연 뒤 2년간 적자를 냈습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부기관, 대기업 등이 몰린 번화가에 2호점을 열어야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고 판단했지요.”
2호점은 홍콩시청, 상하이은행 등이 있는 지하철 완짜이(灣仔)역 인근에 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 앞 정도 되는 곳이다. ‘발달장애인이 만든 빵은 위생적이지 못할 것이다’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오픈 키친’ 형태로 작업장을 꾸몄다. 점심에 혹은 퇴근길에 우연히 들러 인상적인 빵 맛을 본 이들이 다시 찾았다. 단골이 늘면서 1호점 적자를 메워줄 정도였다.
아이베이커리 매장은 벽지와 페인트를 항상 밝은 색으로 쓴다. 그림을 많이 걸어 화랑 같은 느낌이 나도록 한다. 장애인 직원이 밝게 일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에 신경을 쓴 것이다.
찬 씨는 “직원들이 긴장하면 손님도 덩달아 긴장한다. 아이베이커리는 장애인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장애인 취업률은 6%가량이다. 장애인의무고용제를 둔 한국의 36.9%에 비하면 매우 낮은 취업률이다.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아이베이커리의 등장과 성장은 홍콩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홍콩=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