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사령부가 창설 71년 만에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간판을 바꿔 단다. 서태평양, 남중국해, 인도양을 잇는 해양 라인을 구축해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동북아, 호주, 인도에 이르는 지역을 ‘아시아·태평양’ 대신 ‘인도·태평양’으로 부르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인도·태평양은 많은 벨트, 길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뚫기 위한 개명(改名)임을 감추지 않았다.
▷‘일대일로’는 동·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아프리카를 육로(一帶)와 해로(一路)로 연결하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계 프로젝트. 대상 국가만 65개국이다. 여기엔 미국을 제치고 유라시아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북한이 태평양 지역의 가장 긴급한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드러내고 있는 패권 국가의 꿈이 미국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으로서의 이임식(지난달 30일)에서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묵직한 경고장을 남긴 것이다.
조수진논설위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