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 들고온 김영철 면담 “6·25 종전 논의… 뭔가 나올수도, 주한미군 관련 대화도 나눠” 靑 “북미회담 지켜보겠다” 신중
김정은이 보낸 ‘자이언트 레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게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건네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사진 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받은 친서 크기가 봉투 크기와 거의 같다고 가정할 경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사진 ②)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월 5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한 문 대통령의 친서(사진 ③)보다 눈에 띄게 크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동아일보DB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온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김영철과) 70년이나 된 6·25전쟁을 끝내는 것에 대해 얘기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오거나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7월 27일에 맞춰 판문점에서 선언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3일 한미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1953년 정전협정이 서명됐던 판문점에서 7월 27일 남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과 1시간 20분가량 대화를 나누면서 대북 제재와 주한미군 감축 등 한반도 핵심 현안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수준의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지만 지금 대화를 하고 있는데 (북한을 향한)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이란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 여부에 대해선 “모든 것에 대해 대화했다”며 김영철과 이 사안을 논의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발언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CVID)를 이행하면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자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며 일단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청와대는 트럼프의 종전선언 검토에 신중한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설레는 마음으로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