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 2018’ 대장정 마감 체육공단 “남-북 잇는 대회 목표” 한국, ‘옐로 저지’ 2연패 실패… 루마니아 츠베트코브 종합우승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2018’에 출전한 선수들이 3일 마지막 5구간 출발점인 서울 올림픽공원을 무리지어 달리고 있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전북 군산에서 출발해 천안∼영주∼정선∼충주를 돌아 서울 올림픽공원까지 총 803.8km를 달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에서 열린 최종 5구간에서 구간 3위를 차지한 베테랑 서준용(30·KSPO)의 시선은 벌써 내년을 향하고 있었다.
전북 군산에서 출발해 천안∼영주∼정선∼충주를 돌아 서울 올림픽공원까지 총 803.8km를 달린 ‘투르 드 코리아 2018’이 3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서준용은 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을 출발해 서울 일원 65.0km를 돈 뒤 다시 평화의 광장으로 골인한 5구간에서 1시간21분05초의 기록으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자전거문화 발전 MOU 구자열 대한자전거연맹 회장과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프레데리크 마녜 국제사이클연맹(UCI) 이사(왼쪽부터)가 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한국의 자전거 문화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서준용은 북한에서 열린 사이클 대회를 경험한 몇 안 되는 선수다. 고등학생이던 2005년 그는 북한 금강산 일원에서 열린 ‘직지찾기 국제도로 사이클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는 유소년들을 위한 도로 사이클 대회였다. 남북화해 분위기 속에서 그해 대회는 금강산 일원에서 크리테리움(순환 경주) 형식으로 펼쳐졌다.
서준용은 “당시만 해도 어렸기 때문에 북한에서 경기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정말 소중한 경험을 했던 것 같다”며 “요즘처럼 좋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내년에 다시 한번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북을 오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순위보다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박 2일간 북한에 머물렀다는 그는 “북한 편의점에서는 물건을 사면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옐로 저지(종합 1위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를 입고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는 세르게이 츠베트코브.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2년 연속 우승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종합우승은 루마니아의 세르게이 츠베트코브(유나이티드헬스케어)에게 돌아갔다. 전날까지 종합 1위를 달리던 츠베트코브는 5구간 합계 18시간59분37초의 기록으로 ‘옐로 저지’(종합 1위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의 주인공이 됐다. 2위와 3위는 스테판 아스타프예프(비노 아스타나)와 마테오 부사토(윌리어)가 각각 차지했다.
1, 2구간까지 1위를 지켰던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은 3구간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며 2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공효석(32·의정부시청)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25위에 자리했다. 정태윤 본보 객원해설위원(서울시 사이클연맹 부회장)은 “외국 선수들의 기량은 확실히 한국 선수들보다 한 수 위였다. 우리 선수들이 이번 대회처럼 어려운 코스를 자꾸 달려봐야 국제적인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순영(25·KSPO)은 산악왕에게 수여되는 ‘레드 폴카 닷(빨간 물방울) 저지’를 차지하며 한국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리엄 매그니스(드라팩·18점)는 23세 이하 최고의 라이더에서 주는 ‘화이트 저지’를 받았고, 최고의 스프린터에게 수여되는 ‘블루 저지’는 레이먼드 크레더(유쿄)에게 돌아갔다. 팀 우승은 츠베트코브의 소속팀 유나이티드헬스케어가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