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출자해 설립한 공기업인 경남개발공사의 임직원들이 8박 9일간의 유럽 출장을 떠나자 시민단체가 ‘외유성 호화 출장’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는 ‘지방권력 교체기의 기강 해이’로 규정하고 징계를 요구했다.
경남시민주권연합은 4일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최태만 경남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 등 9명의 임직원이 유럽 3개국 호화여행에 나섰다”며 “업무와 무관한 출장의 배경과 과정을 감사로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최 직무대행과 전략기획실 사무직원, 사업관리부 전기직원 등 모두 9명이 8박 9일 일정의 유럽여행을 위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들은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돌아보고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전체 여행경비는 5619만 원으로 1인당 624만 원이다.
개발공사는 이번 여행 목적과 관련해 ‘도시재생 및 신재생 에너지 정책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통한 경영혁신 추구’와 ‘신규사업 발굴을 위한 벤치마킹’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주권연합은 “여행 목적에 맞는 직원은 3명에 불과하다. 도지사와 사장이 없는 상태에서 공직기강에 따른 호화 여행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목적지가 대부분 유명 관광지이며 여행 경비 역시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난다고 덧붙였다. 경남도는 곧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4일 오전 9시 10분경 창원시 의창구 용지로 경남개발공사 사옥 1층 고객센터에서 민원인 박모 씨(83)가 휘발유를 적신 천에 불을 붙인 뒤 바닥에 던져 바닥 일부가 불에 그을렸다. 불은 직원들에 의해 곧바로 진화됐다. 이 과정에서 흉기를 지니고 있던 박 씨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박 씨가 진해 웅동의 토지 보상금이 적다며 수년간 개발공사에 민원을 제기하다 이날 과격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