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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 최대 8만명 실직” 경고

입력 | 2018-06-05 03:00:00

“1만원 달성하려 年15%씩 올리면 내년 9만명, 2020년엔 14만명 일자리 줄 우려” 속도조절 주문




올해 최저임금을 16.4% 인상한 여파로 최대 8만4000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는 가운데 국책기관이 정책의 부작용을 경고함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KDI가 4일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감소 폭은 최소 3만6000명에서 최대 8만4000명에 이른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영향을 분석한 미국과 헝가리의 기존 연구 결과에 한국의 근로자 수 및 최저임금 상승률 등 관련 수치를 대입해 추정한 결과다.

KDI는 최저임금 1만 원이라는 대통령 공약에 집착해 2019년과 2020년에도 최저임금을 15.3%씩 인상한다면 단순 기능 근로자의 취업이 어려워지는 등 고용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경수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인상 추세대로라면 일자리 감소 폭이 내년 9만6000명, 2020년에는 14만4000명으로 총 24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KDI는 다만 올해 정부 보조금 덕분에 고용 감소 폭은 예상보다 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정부는 3조 원에 이르는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최저임금이 오른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금이 1년짜리 한시 자금인 데다 향후 임금 인상 폭을 따라 지원 규모가 늘지 않으면 고용 감소를 예방하는 효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 연구위원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 노동시장의 임금 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만큼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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