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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동료 뒤로하고 물·음식 챙겨먹은 축구 선수들…라마단 극복 꼼수?

입력 | 2018-06-05 16:47:00

사진=유튜브 캡처


튀니지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모우에즈 하센(23·LB 샤토루)이 경기 중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특별히 경합이 없는 상황. 하지만 하센은 일어나질 못 했다. 그런데 동료 선수들이 행동이 뭔가 이상했다. 쓰러진 하센의 상태를 살피기는커녕 그라운드 밖에서 물과 음식을 챙겨 먹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영국 데일리메일은 4일(현지시각)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 사상 첫 16강에 도전하는 튀니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라마단 대처법’을 소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센의 행동은 라마단 때문에 음식 섭취를 못 한 동료들을 위한 일종의 할리우드 연기였다.

튀니지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하센은 지난달 28일 열린 포르투갈과의 평가전에서 팀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2분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않았다. 상대팀의 중거리 슛을 잡아낸 하센은 주심이 잠시 경기 중단을 선언하자 1분가량 그라운드에 앉아 스트레칭을 하는 등 몸을 추스렀다. 일몰시간에 맞춰 하센이 쓰러져 있는 동안 동료 선수들은 그라운드 밖에서 물과 간식을 챙겨먹었다. 체력을 보충한 덕분일까. 튀니지는 동점골을 넣었고, 경기는 2-2 동점으로 마무리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사진=유튜브 캡처


하센이 쓰러지고, 그 시간에 동료 선수들이 물과 음식을 먹는 행동은 1일 열린 터키 전에서도 반복됐다. 하센은 0-0으로 맞선 후반 2분 상대 팀의 프리킥을 쳐낸 뒤 재빠르게 일어나 황급히 골문 쪽으로 돌아갔다. 공이 안전한 지역으로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하센은 그라운드에 털썩 쓰러졌다. 이번에도 주심은 경기를 잠시 멈추고 의료진을 불러들였다. 이 사이 동료선수들은 물과 음식을 먹었다. 이 경기 역시 2-2 동점으로 끝났다.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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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현지 매체 기자 수하일 하미라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하센이 일몰 시간에 맞춰 쓰러졌고, 동료 선수들과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센이 쓰러진 건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해야 하는 ‘라마단’ 때문이라는 것. 라마단 기간 중엔 일몰 이후에야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튀지니 국가대표팀 샤케 알헤더(27·SM 캉)는 트위터를 통해 하센에게 “네가 연기를 한 것을 알고 있다”고 장난쳤고, 하센은 “나는 부상을 당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하센이 징계를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부상이 가짜라는 것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튀니지 축구 연맹은 하센이 쓰러진 것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