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는 아시아에서 강호로 통하지만 월드컵은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언제나 최약체로 꼽히고, 아무리 후한 평가를 받더라도 ‘다크호스’ 그 이상의 대접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 도전할 태극전사들은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마지막 강화훈련에 한창입니다. 이곳에서 몸과 마음을 정비한 뒤 12일(한국시간) 월드컵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납니다.
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 캠프를 차린 여러 국가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개최국 러시아가 이 곳을 이미 방문했고, 나이지리아~페루~세르비아~일본~호주 등이 훈련을 마쳤거나 진행 중입니다. 또 독일~브라질~칠레 등이 친선경기를 위해 오스트리아에 발 도장을 찍습니다.
세계적인 강호들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아무래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렵습니다. 이곳 오스트리아 매체들도 심드렁합니다. 자국 대표팀을 열심히 조명할 뿐이죠. 특히 3일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격파해 분위기를 탄 오스트리아가 10일 비엔나에서 또 다른 세계 최강 브라질과 A매치를 치른다는 소식에 잔뜩 들떠 있습니다.
물론 제3자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선 조별리그 F조에서 경쟁할 국가들조차 딱히 우리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입니다.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훈련하는 태극전사들을 체크하겠다는 상대국 언론사들도 많지 않습니다. 멕시코를 제외한 스웨덴, 독일의 몇몇 매체들이 대한축구협회에 취재 문의를 했으나 우리 대표팀의 비공개 훈련과 인터뷰 섭외의 어려움으로 방문을 보류했다는 후문입니다.
7일 인스부르크 티볼리 슈타디온에서 열릴 한국-볼리비아 평가전에 대한 관심도 높지는 않습니다. 경기 당일 스웨덴 매체 한 곳만 찾는다고 하네요. 그래도 우리로서는 나쁠 것이 전혀 없습니다. 민감한 시점에서 떠들썩한 조명보다는 관심 밖에 있는 편이 차라리 나을 수 있습니다. 대표팀은 러시아에서 ‘통쾌한 반란’을 꿈꾸고 있습니다. 허울뿐인 자신감이 아닌, 묵묵히 준비된 실력으로 그간 우리를 외면한 강호들의 높은 콧대를 제대로 꺾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레오강(오스트리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