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2015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만 15세 학생들의 수학, 과학 과목 성취도는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수학, 과학 과목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은 최하위권이다. ‘잘하고 싶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흥미는 떨어지고 불안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적이 우수한 한국 학생(상위 25%)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할 때 불안감이 약 2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한국 학생은 공부할 때 지나치게 긴장하고 불안해한다. 이는 선생님과 부모의 태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선생님이 자신을 ‘실제보다 덜 똑똑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느끼면 학생의 불안감은 높아진다. 선생님이 학습에 개별적인 도움을 준다고 느끼면 덜 긴장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의 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조금 다르다. 아이의 성적에 맞춰 교사와 부모의 교육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2012년 PISA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 학생들은 ‘문제 해결에 대한 개방성’ 지수가 한 단계 높아질 때 성취도가 가장 크게 올랐다. 개방성 지수는 △많은 정보를 잘 다룰 수 있다 △빨리 이해한다 △사실들을 쉽게 연관 짓는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등 열린 마음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자세와 관련된 지수다.
하위권 학생들은 ‘성공에 대한 통제’ 지수가 한 단계 높아질 때 성취도가 가장 크게 올랐다. △충분히 노력을 기울인다면 수학에서 성공할 수 있다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다 △가족들의 요구나 다른 문제들로 인해 수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데 방해가 된다 △다른 선생님한테 배웠으면 수학을 더 열심히 했을 것이다 등 자신에 대한 믿음과 관련된 지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아효능감 같은 동기가 OECD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긍정적인 보고가 나왔으나 학습에 대한 즐거움 등은 여전히 낮다. 교실에서 선생님이 어떤 피드백을 주고, 수업 방식으로 어떻게 바꾸고, 시험과 과제에 대한 부담을 줄이되 흥미를 이끄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조성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