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국회가 진상 규명을”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검찰 고발 등 형사 조치보다는 법원 내부에서의 해결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대법원장은 8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은) 원칙적으로 법원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은 법원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이를 검찰 등 외부에 맡기기보다는 법원 내부에서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의미다.
이날 발언은 형사 조치를 포함한 모든 해결 방안을 고려 중이라던 기존 자세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형사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한)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의견에 관해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의견을 모두 모아 합당한 조치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외부 기관인 국회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민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에서 “김 대법원장은 내부에서는 인사권자이고 외부로는 최종심을 심의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수사 의뢰 또는 고발을 하면 부담이 크다”며 대법원이 형사 조치를 취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민 원장은 이어 “차라리 제3의 기관이 나섰으면 한다. 국회가 나서서 진상 규명을 하고 문제가 있는 법관은 헌법상 탄핵시키는 것이다. (대법원이 할 수 있는) 내부적인 징계는 정직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민 원장은 김 대법원장 취임 후인 지난해 11월 꾸려진 추가조사위원회(2차 조사)에서 위원장을 맡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조사를 주도한 바 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