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최지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밀워키 최지만(27)의 존재감은 단 한 타석만으로도 충분했다.
최지만은 10일(한국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원정에 대타로 나서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빅리그 데뷔 첫 그랜드슬램이다. 이로써 최지만은 최희섭(1개·2005년)~추신수(총 4개·2006년, 2010년 2개, 2018년)~강정호(1개·2015년)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만루포를 쏘아올린 역대 4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최지만의 큼직한 한 방은 팀에게도 귀중한 타점으로 작용했다. 최지만은 2-3으로 뒤진 6회초 2사 만루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필라델피아 구원투수 루이스 가르시아와의 볼 카운트 싸움에서 0B-2S로 불리했다. 그러나 최지만은 연달아 3개의 볼을 골라낸 뒤 가르시아의 6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월홈런을 터트렸다. 최지만은 6회말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팀은 기세를 몰아 12-3 대승을 거두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39승25패)를 지켰다. 최지만의 타율은 0.233으로 올랐다.
최지만은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 불과 30타수를 소화했다. 2홈런 7안타 5타점 4득점을 기록 중인 그는 충분치 않은 기회 속에서 다시금 본인의 가치를 입증했다. 동시에 올 시즌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비주전의 설움도 조금이나마 씻어냈다. 경기 직후 최지만은 “기분이 정말 좋다. 경기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이 베이스를 채워 나에게까지 기회가 오도록 해준 덕분에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