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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대타 만루포… “이래도 강등?”, 필라델피아전 6회 2사 역전포

입력 | 2018-06-11 03:00:00

“밀워키 선두 지킨 환상 방망이”
주전 1루수 테임즈 복귀 임박해… 마이너행 유력했지만 반전 기대





159km의 강속구를, 그것도 밀어서 홈런으로 만들 수 있는 타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였던 밀워키 한국인 타자 최지만(27)이 인상적인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이 한 방으로 메이저리그 생활을 연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지만은 10일 필라델피아와의 방문경기에서 2-3으로 끌려가던 6회 2사 만루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크레이그 카운셀 밀워키 감독이 투수 브렌트 수터 대신 최지만을 대타로 내세웠다.

초구와 2구는 모두 스트라이크. 최지만은 이후 3개의 볼을 잘 골라내 풀 카운트를 만들었다. 운명의 6구는 왼손 타자 최지만의 바깥쪽 깊은 곳을 찔렀다. 구속은 159km나 됐다. 멀어 보일 만도 했지만 최지만은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배트에 맞은 공은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는 106m. 최지만의 홈런을 시작으로 타선이 폭발한 밀워키는 12-3으로 역전승을 거둬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39승 25패) 자리를 굳게 지켰다. 최지만의 생애 첫 만루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최지만의 홈런이 밀워키의 선두 자리를 지켰다”고 평했다. 경기 후 최지만은 “만루홈런을 때리려면 주자들이 있어야 한다. 나보다는 팀이 한 일이다. 기회가 내게 왔을 뿐이다”라며 웃었다.

올 시즌 최지만의 거취는 늘 기로에 서 있었다. 팀의 주전 1루수 에릭 테임즈와 헤수스 아길라르, 라이언 브론의 틈바구니에서 좀처럼 자리를 얻기 힘들었다. 테임즈가 왼손 엄지 부상으로 이탈하고 브론이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지난달 19일 메이저리그로 올라왔으나 엿새 만에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2일 다시 메이저리그로 재승격한 뒤 출전한 5경기에서도 14타수 2안타(0.143)의 빈타에 시달렸다. 마이너리그행 통보가 유력해 보였지만 하루 전 대타로 나서 중전 안타를 친 데 이어 이날 만루홈런으로 코칭스태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카운셀 감독은 “한마디로 환상적인 타석이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테임즈의 복귀가 머지않았다. 카운셀 감독은 하루 전 “필라델피아와의 원정 3연전이 끝나면 테임즈도 빅리그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지만은 15일 옵트아웃(계약기간 중 연봉을 포기하고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 결정 여부도 앞두고 있다. 선수가 옵트아웃을 실행하면 구단은 72시간 내에 그를 25인 로스터 안에 포함시키거나 그를 방출해야 한다. 남은 기간까지 그에게는 매 타석이 서바이벌 게임과 마찬가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